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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C <지젤> 다시보기 #1
부제 : 코로나 시대에 다시 보는 19세기 낭만발레

우선, 간략한 전체적인 스토리라인...

“1막,
시골 처녀 지젤은 신분을 숨긴 귀족 알브레히트와 사랑에 빠지지만 알고 보니 알브레히트에게는 이미 약혼자가 있었다.
배신감과 광기에 휩싸여 죽음을 택한 지젤. 그녀는 숲을 지나는 남자들을 홀려 죽을 때까지 춤추게 만드는 처녀귀신 윌리가 되고 만다.

2막,
지젤의 무덤을 찾은 알브레히트는 윌리들의 포로가 되고 살려면 동이 트기 전까지 멈추지 않고 춤춰야 한다.
지젤은 사랑했던 연인을 살리기 위해 밤새 그를 위해 함께 춤춘다.”

이렇게만 알고 보면 발레 <지젤>의 스토리나 메시지를 파악하기에는 너무 어려워요...
그렇다고 이 작품의 전체적인 미학은 사전지식 없이 관람을 하더라도 알 수 없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미리 알고 보면 더욱 재미있고 감동깊은 발레 공연~~ <지젤> 예습을 시작합니다.
학습을 위한 예습이 아닌 관람 재미를 위한 예습임에는 다들 이해하시리라… ^^

벌써 4년전 처음 우연한 기회에 접했던 작품인데 첫 관람은 많이 어려웠네요. 하지만, 조금씩 발레에 대한 배경지식과 스토리를 알게 되면서 자연스레 호기심을 더 갖게 되었네요...
그리고, 여러 고전발레 작품 중에서도 최애작이 되어버린 고전발레 <지젤>은 얼마나 오래된 스토리일까 궁금했네요...

“발레 ‘지젤’은 19세기에 유행한 낭만발레의 정수로 꼽힌다.
전 유럽을 죽음의 공포에 떨게 한 흑사병(지금 코로나와 유사한 ???)과 천지개벽에 가까운 변화를 몰고 온 산업혁명(현재의 가속화된 비대면 디지털화 ???)에 지친 당대 사람들은 환상의 세계와 낭만적인 로맨스에 심취했다.
죽음을 뛰어넘은 사랑 이야기를 그린 <지젤>이 1841년 파리 오페라극장 초연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끈 것은 당연했다.”

그러니 거의 180년을 넘어서 이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네요.
국립발레단은 파리 오페라발레단 버전을, 유니버설발레단은 러시아 마린스키 버전을 구현하여 같은 작품을 서로 다른 해석으로 각자의 무대를 비교 감상할 수 있지만 올해에는 마린스키 버전만 볼 수 있겠네요…
왜냐하면, 올해는 UBC(유니버설발레단)만이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오케스트라 협연으로 제대로된 공연을 보여줄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 개인적으로 코로나가 오기 전에 마린스키 발레단의 작품을 직접 보러 러시아로 한번도 날아가지 못했던 것이 지금도 많이 미련이 남네요… )

지금까지 국내에서 유니버설발레단과 국립발레단의 작품을 모두 관람한 적이 있지만 발레라는 것이 어떤 발레리나가 주인공을 역할을 하느냐, 또 독보적인 역할을 할 수 밖에 없는 발레리나들을 보고 있자면 이 작품의 감동은 배가 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두 버전을 비교할 능력은 안되어 뭐라 말못하겠지만, 영화와 달리 다른 공연처럼 시간을 거스를 수 없는 그 순간만 항상 다른 찰나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다가왔네요. 그래도, 차이점을 한번 찾아봤네요.

“UBC의 마린스키발레단 버전은 상체의 움직임이 아름다우며 춤을 통해 대사를 풀어내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연기 스타일이 특징이다. 1985년 국내 초연된 이후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 헝가리 등지에서 공연되며 한국 발레단을 알린 작품이기도 하다.”
반면에, “국립발레단은 파리오페라발레단 버전(파트리스 바르 안무)을 선보인다. 국립발레단은 2011년부터 이 버전을 무대에 올리고 있다. 19세기 낭만주의 화풍을 충실히 살려낸 배경 그림으로 분위기를 온전히 살리며 프랑스풍의 섬세한 춤과 드라마틱한 연기가 강조된 것이 특징이다. 무용수들의 손과 발끝이 부드럽게 떨어져 우아함의 극치를 선사한다.”

아직 출연진이 확정되지 않은 관계로 어떤 발레리나/발레리노들이 나오게 될지도 기대되고, 아마도 이전 공연이 있었던 2014년 이후 7년이 지난 올해에는 유니버설아트센터가 아닌 예술의전당에서 UBC의 <지젤>을 볼 수 있다는 점은 참으로 다행입니다. 언제인가 제가 언급했듯이 MR 반주의 <지젤>은 정말 아닌것 같았거든요…

올해 하반기, 늦은 가을에 보게될 작품, 발레 <지젤>은 시각을 압도하는 희고 푸른 색채의 아름다움으로 인류 최대의 위기 상황인 현재의 코로나 시국에 다시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되지 않을까 싶어 무척 기대가 됩니다.
물론, 전부 다 저의 주관적인 견해입니다. ^^;;

To be continued...




UBC <지젤> 다시보기 #2
부제 : 코로나 시대에 다시 보는 19세기 낭만발레

발레 지젤은 19세기 프랑스의 낭만주의 시인인 고티에(Gautier)의 대본과 아돌프 아당(Adolphe Adam)의 음악으로 완성된 로맨틱발레의 대표작으로 이루지 못할 사랑의 아픔과 죽음을 뛰어넘는 사랑의 영원성에 대해 노래하는 전형적인 로맨틱발레 작품입니다.
기본 틀이 되는 '사랑의 배반으로 죽은 처녀귀신들이 밤마다 무덤에서 나와 춤을 춘다'는 이야기는 독일의 한 지방에 전해지는 전설인데… 고티에는 하인리히 하이네(Heinrich Heine)의 《독일이야기》에서 그 아이디어를 빌려왔다고 합니다.

위키피디아에서 발레 지젤을 찾아보니 재미있는 내용이 나옵니다. 요즘 말로 영화 연출과 같이 제작과 주연 결정과 같은 기원에 대한 내용이 있네요.

“이 발레의 기원은 당대 최고 발레리나의 한 사람으로 꼽혔던 카를로타 그리지(Carlotta Grisi)를 향한 고티에의 찬미에서 출발하였다. 그리지의 춤을 보고 그녀를 숭배하게 된 고티에는 그녀를 위하여 새로운 역할을 구상하던 중, 하인리히 하이네(Heinrich Heine)가 쓴 한 싯구에서 빌리(Wili)라는 처녀 귀신들의 이야기를 읽고 영감을 받게 된다. 그는 베르누아 생-조르주와 협동하여 이 독일 전설을 주제로 한 발레 각본을 구상하였다. 초연시의 지젤 역은 당연히 그리지에게 돌아갔으며, 안무는 공식적으로는 코랄리가 담당하기로 하였으나, 그리지가 자신의 연인이었던 뻬로를 강력하게 추천함으로써, 이 작품 내에서 그녀가 추는 모든 독무는 뻬로가 안무하게 되었다.”

주인공에 의해 안무가가 결정되는, 그만큼 주인공의 역할이 중요하고 영향력이 있었나 봅니다. 그러면 이참에 등장인물에 대해 우선 살펴 보는 게 맞을 것 같네요. ‘윌리’ 또는 ‘빌리’라 불리우는 춤의 요정들 외에 여러 명의 등장인물이 있지만 이를 제외하고 주인공들 위주로 이야기가 흘러갑니다.

#1. 지젤(Giselle) 여자
(이번 공연은 10/30(토) 한상이 솔리스트, 10/31(일) 손유희 수석무용수가 등장 예정입니다. [사진2])

이 작품은 지젤 역의 주인공의 연기변신에 주목하게 된다.
1막 중반까지 사랑에 빠진 명랑하고 순박한 시골 처녀의 모습,
1막 후반에서는 배신을 알고 나서 미쳐가는 비련의 여인,
2막에서는 영혼은 창백하지만 가슴 속에 사랑을 담은 슬픈 윌리의 모습과 공중을 나는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연기가 필요한 작품이다.
2막에서 24명의 윌리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군무는 세계 발레사에서 군무의 명장면으로 손꼽히고, 마지막에 지젤과 알브레히트의 2인무 장면이 하이라이트이다.
지젤은 기교뿐만 아니라 연기와 마임에도 능해야 하는 만큼 발레리나들이 꼭 도전하고 싶어하는 꿈의 무대로 불린다. 이 작품은 '지젤라인(Giselle Line)'이라는 유행어를 낳기도 했는데, 이는 발레리나의 목에서 어깨를 거쳐 팔로 이어지는 선으로 여성의 아름다움을 상징한다.

현존하는 무용수 중 ‘지젤라인’을 보여주는 발레리나인 로열 발레의 간판스타 수석무용수 “마리아넬라 누네즈(Marianela Nunez)”는 2016년 로열 코벤트가든 실황에서 빼놓을 수 없는 테크닉은 물론 발레리나의 목에서 어깨를 거쳐 팔로 이어지는 선으로 여성의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이른바 ‘지젤라인(Giselle Line)’이 이 공연의 정점을 찍는다. [사진4]

#2. 알브레히트(Albert) 남자
(이번 공연은 10/30(토) 간토지 오콤비얀바 수석무용수, 10/31(일) 이현준 수석무용수가 등장 예정입니다. [사진3])

이야기의 무대는 라인 강변의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인 마을로, 젊은 귀족 알브레히트(Albert)는 신분을 숨기고 이 마을의 일원인 것처럼 살고 있다. 그는 춤추는 것을 너무나 좋아하는 활발하고 명랑한 마을 아가씨 지젤과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3. 힐라리온(Hilarion) 남자
그런 두 사람을 보고 마음이 불안해진 사람은 어려서부터 지젤을 짝사랑했던 마을 청년 힐라리온(Hilarion)으로, 그는 알브레히트의 정체를 알아내어 그것을 모두에게 알린다.

#4. 바틸드(Bathilde) 여자
게다가 마침 사냥을 나온 귀족 일행이 마을에 도착하고, 그 중에는 알브레히트의 공식 약혼녀인 바틸드(Bathilde) 공주가 있었다.

#5. 미르타(Myrtha) 여자
마을 주변의 숲 속, 밤… 죽은 지젤은 전설처럼 빌리가 되었다. 빌리들의 여왕 미르타(Myrtha)가 빌리들을 불러 내어 새 일원인 지젤을 맞이할 의식을 치르고 있다.

2막의 시작과 끝을 압도하는 캐릭터로 개인적으로  처음 직관을 했을 때 미르타의 춤을 보면 정말로 마치 이 땅의 존재가 아닌 듯, 정말 그냥 허공을 떠다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정말… 말로…. 뭐라… 표현할 수 없는 놀라움이…

그리고, 여러명의 윌리들...
이전 공연에서 국립발레단은 코르드발레(군무) 단원 24명, 유니버설발레단은 18명이 무대에 섰는 데 이번에는 몇 명이 등장할 지 추후 확인해 봐야 알 것 같습니다.

가만 그런데 주인공 중 지젤 역할의 “한상이 솔리스트”만 제외하고 나머지 분들은 수석무용수들이네요. 그럼 오히려 이 분의 연기가 살짝 기대됩니다. 조만간 수석무용수로 승급이 기대되는 분이니까요…

가급적 자세한 얘기를 쓰고 싶은 부분이 있으나, 직접 관람시 느끼시라고 스포일러성 부분은 많이 빼고 적습니다. ㅎㅎ

To be continued...

P.S.
작년 코로나 발생으로 공연 관람을 거의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올해에는 최악의 공연중단 사태가 발생할 때까지 무조건 보러다니자고 다녔건만… 결국 저희 첫 모임에서 공연중단이 일어났네요… 그래도 ‘호사다마’라고 했던가요? 이 공연이 시작할 때 즈음에는 코로나 4단계가 완화되기를 기원합니다.





UBC <지젤> 다시보기 #3
부제 : 코로나 시대에 다시 보는 19세기 낭만발레

발레는 대사가 없기 때문에 스토리를 이끌어 나가는 데 음악의 역할이 보다 크게 느껴집니다. 지젤 음악의 작곡가는 아돌프 아당입니다.

“Adolphe Charles Adam (1803~1856) 아돌프 샤를 아당은 1803년 7월 24일 파리에서 태어난 프랑스 오페라 작곡가로, 파리 음악원에서 보옐디외에게 작곡을 배워 오페라  작곡가로 진출하였다. 1844년에 아카데미 회원 1849년부터 국립 음악원의 작곡과 교수가 되었다. 1829년에 오페라 코미크좌에서 초연한 오페레타 <피에르와 카테린>이 성공하였으며, 다음 해엔<다니로와>로 또한 성공을 거두고 오페라, 발레방면으로 진출했다.
1841년에 작곡한 <지젤>은 특히 유명하다. <내가 만약 왕자라면>등 39개의 작품이 있으며 발레도 14편 정도 작곡하였다.”

발레 음악은 음악만 따로 들어도 이상할 것 같고, 음악 없이 발레 연기만 보아도 이상하게 느껴질 것 같습니다. 음악과 연기, 둘이 조화를 이루어야 제대로 된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오페라 작곡가였던 아돌프 아당은 지젤에서 발레의 극적이며 서정적인 주제와 발레음악을 조화롭게 표현하였다. 그는 이 작품에서 오페라에서 리하르트 바그너(Richard Wagner)나 프란츠 리스트(Franz Liszt)가 사용하던 라이트모티프(leitmotif) 기법을 사용하였다. 라이트모티프는 시간의 진전이나 극의 발전에 따라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주제적 요소를 말하는데, 아당은 이 작품에 등장하는 지젤이나 알브레히트, 힐라리옹 등의 배역에 따라 정해진 선율을 사용하고 그것을 이야기의 진행에 따라 변화시켜가는 통합된 형태의 음악을 완성하였다. 지젤의 발레음악은 훗날 표트르 차이콥스키가 이어받아 근대 발레를 꽃피우는 계기가 되었다. 실제로 차이콥스키는 백조의 호수를 쓸때 아당의 지젤을 많이 참고했다고 한다. 이러한 시도는 발레음악이 무대음악의 한 분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고, 근대발레의 길을 열어준 선구적인 작품으로 평가된다.”

또한 차이코브스키도 영향을 받았다고 하니 정말 음악적, 예술적 영감이 많았나 싶습니다.

“실제로 챠이코브스키는 <백조의 호수>를 쓸 때 아당의 <지젤>을 많이  참고했다 한다.
음악은 몇군데 평범하고 지루한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지젤은  근대 발레의 길을 열어 준 선구적인 작품으로서 중요하다.”

그래서 이번 공연을 기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보통 공연 때 MR을 사용하는 유니버설발레단에서 오케스트라 협연을 한다는 부분입니다. 이번 공연에는 “코리아쿱오케스트라”와 협연을 통해 120분간의 공연에 꽉찬 감동의 음악으로 공연을 즐기시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발레는 행동으로 표현하는 언어(보통, 마임이라고 하는…)와 소품의 의미를 미리 알고 있으면 보다 깊은 이해가 가능할 것 같네요.

“사랑합니다!”는 두 손을 나란히 포개어 왼쪽 심장에 댄다. 1막에서 알프레드가 지젤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에서 이 동작을 보여준다.

“아름답습니다!”는 한 손으로 얼굴을 살짝 쓰다듬는다. 1막에서 알프레드가 지젤에게 예쁘다고 한다.

“맹세합니다!”는 오른팔을 높이 들어 둘째손가락과 가운데손가락을 펴서 하늘을 가리킨다. 알브레히트가 지젤과 결혼할 것을 맹세한다.

“제발 부탁 드립니다!”는 두 손을 모아 가슴에 댄다. 2막에서 월리의 여왕 미르타에게 알브레히트를 죽이지 말라고 부탁한다.

“결혼해주세요!”는 결혼반지를 끼는 왼쪽 네번째 손가락을 오른손으로 가리킨다. 알브레히트가 지젤에게 고백하면서 청혼한다

“싫어요!”는 손바닥을 바깥으로 향하고 양손으로 X자를 만들어 부탁을 거절한다는 것을 표시한다. 1막에서 지젤을 짝사랑한 힐라리온의 사랑을 거절한다.

그밖에 데이지점(꽃점)은 꽃잎의 숫자로 사랑점을 치는 부분으로 앞으로 불행을 암시하는 결과가 나온다.

또 뿔피리는 불면 공주와 귀족들이 모이게 되어 알브레히트의 거짓말이 들통나는 계기가 된다.

로즈마리는 윌리의 여왕 미르타가 지니는 것으로 꽃말은 “기억하라는 뜻”입니다.

아~~ 정말 몰랐던 거, 새로운 게 많네요.

개인적으로 공연을 보면서 눈여겨 봤던거는 음악이 시작되기도 전에 앞서서 연기를 시작하는 부분이 나오는 것과 어쩔 수 없이 나오는 소리들, 예를 들면, 점프 후 떨어지며 나는 마루바닥 소리도 흥미롭게 들렸습니다. 또, 이번 공연에서는 못보겠지만 국립발레단의 공연에서는 1막에서 동물들도 연기에 동참한다는 점도 흥미로웠습니다.

이제 남은 부분은 제가 이 공연에 대해 가장 흥미를 갖게 된 계기인 그 스토리라인 이면에 담긴 의미와 다양한 인물들의 분석에 대해 살펴 볼려구 합니다.

제 생각이 다가 아니겠지만요...
재차 말씀드리자만… 전부 다 저의 주관적인 견해입니다. ^^;;

To be continued...




UBC <지젤> 다시보기 #4 (final)
부제 : 코로나 시대에 다시 보는 19세기 낭만발레

Love,             사랑
Death,           죽음
Vengence,    복수
Salvation.     구원

고전발레 ‘지젤’은 귀족 신분을 숨긴 알브레히트와 사랑에 빠진 시골 처녀 지젤이 진실을 알게 되고 죽은 뒤 벌어지는 안타까운 사랑을 그리고 있습니다.

“거짓, 사랑, 질투, 진실, 고통, 죽음, 용서, 순수...”

크게 키워드로 요약한 지젤의 줄거리를 보면 이해가 될 듯 합니다. 어쩌면 우리네 인생을 대표하는 단어들이기도 하면서도 춤과 음악으로만  그 주제를 풀어내고 무용수들을 통해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큰 감동이 다가올 지 모릅니다.

지젤, 겉으로 보이는 그녀는 순수하다고만 보는 관점이 있지만, 내 눈에는 그 뿐만이 아니라 심성이 강한 여자인 것 같다. 그 때문에 180여년이 지나서도 그 이야기가 이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젤, 그녀는 순수했다.
쾌활하고 명랑한 시골 처녀였다. 알브레히트가 아니었다면 자신과 같이 순수한 청년을 만나 행복하게 살았을지도 모른다. 심장병을 앓고 있었다곤 하나, 순수한 사랑이 사실은 거짓과 배신이었다는 것을 깨닫고 결국 죽음에 이르러버릴 정도로 그녀는 맑은 사람이었다.”

그리고, 2막에서는 슬픔을 가진 윌리의 모습과 배신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버리지 못하는 여인의 모습을 연기합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어쩌면 답답한 모습으로 비추어질 수 있지만 자신의 선택에 대한, 사랑의 선택에 대한 책임을 죽어서까지 지키는 모습은 요즘같은 세상에 다른 모습으로 다가와 보입니다.

화려한 겉모습에 쉽게 빠져들고, 무엇이 본질적인 것인지 제대로 보지 못하며 이별의 끝에 서로를 비난하는 것은 본인의 선택에 책임을 못지는 것이며, 어쩌면 그런 모습에서 화려한 발레 연기보다도 더욱 내게는 아름다움으로 다가왔습니다.

또한, 한 남자의 마음이 한 여자에게 향해도 인연은 따로 있나 봅니다. 지젤을 향한 힐라리온의 마음이 어느 정도였는지는 알 길이 없으나 이야기 속 삼각관계에서 안타까운 인물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가장 불쌍한 캐릭터는 힐라리온이라는게 대다수 팬들의 중론이다. 알브레히트와는 달리 처음부터 끝까지 지젤만 사랑했는데 지젤은 사망하고 알브레히트는 자신이 귀족이란 사실을 알린 힐라리온 때문에 지젤이 죽었다고 하질 않나, 무덤에 찾아갔더니 배신자 알브레히트와는 달리 지젤 머리카락도 못보고 윌리들에게 죽음을 당하질 않나. “

그럼 알브레히트는 어떻게 보여지는가?

“연출 중의 하나였겠지만, 죽은 지젤을 뒤로하고(아마 슬픔에 겨워서 그런 것이겠지만) 달아나는 알브레히트 뒤를 쫓아가고 싶었다. 대체 무슨 일인가, 그게. 붙잡아서 다시 지젤을 살려내라고 다그치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 시대에는 귀족과 평민의 사랑이 이루어지기 어려웠을 것이고, 그래서 평민으로 위장해 지젤에게 접근했으리라. 여느 귀족이 그렇듯이 집안이 맺어준 약혼녀가 있을지라도 지젤을 마음을 다해 사랑했으리라. 하지만, 그가 얼마나 지젤을 마음을 다해 사랑했는지는 관계없이, 사실을 숨기고 지젤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은 비겁했다.”

소위 조금 모자란 남자로 여겨지는 것으로 보이지만 내게는 그렇지 않았다. 왜냐면 그또한 지젤을 순수하게 사랑했기 때문이라고 변명해주고 싶다. 그리고, 운명적 만남이었던 지젤의 영혼에 의해 구원을 당하고 남은 삶을 혼자 살아가야 하는 그는 온갖 인생의 무거움을 안고 남은 생을 살아가야 한다. 어쩌면 지젤의 희생으로 숭고한 사랑을 겪게 되었고 보다 성숙한 사람이 되었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모든 걸 뒤로 하고 살아가야 하는 2막 이후의 혼자만의 인생은 아마도 절망적인 것일 것이다. 그런 인생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두 사람은 운명의 장난이었을지도 모른다.

“윌리가 되어서도 알브레히트를 지키려는 지젤의 사랑은 숭고했다. 알브레히트 또한 순수하게 그녀를 사랑했지만, 비겁했다. 정반대의 성질을 가졌지만, 애절하게 사랑했던 두 사람의 절절한 비극이 담긴 2막의 파드되(pas de deux; 흔히 발레에서, 두 사람이 추는 춤)는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지젤은 비극이지만 숭고하고 순수한 사랑을 할 수 있었던 두 주인공은 어쩌면 보통 사람이 경험할 수 없는 일을 겪은 행운의 인생이었을 지도 모르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그런 아름다움도 좋지만 그런 인생의 불운이 닥치기 전에 서로를 알아볼 수 있는 그런 마음이야 말로 이 발레의 감동이 아닐까 싶다.

이제는 모두가 직접 보고 각자의 아름다움을 느끼시길 바랍니다.

- The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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