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공연은 이미 매진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니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저희 소모임의 첫 모임은 이 음악에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전곡은
언제나 ‘연주회’라기보다 ‘고백’에 가까운 시간으로 다가옵니다.
반주도, 장치도 없이 오직 한 대의 바이올린으로
음악의 구조와 침묵, 긴장과 해소를 모두 감당해야 하는 작품입니다.
그래서 이 전곡은 연주자의 기교보다
그가 음악을 어떻게 이해하고,
얼마나 정직하게 마주하는지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레퍼토리입니다.

「바흐 무반주 전곡이라는 세계」
세 곡의 소나타와 세 곡의 파르티타로 이루어진 이 작품은
바이올린이라는 악기가 만들어낼 수 있는
가장 깊은 사유와 가장 단순한 선율을 동시에 품고 있습니다.
화성은 숨어 있고, 리듬은 절제되어 있으며,
연주자는 스스로의 호흡으로 시간의 흐름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이 음악은 듣는 이에게도
자연스럽게 ‘집중’과 ‘침묵’을 요구합니다.
※ 파르티타(Partita)는
이탈리아어 partire(나누다)에서 나온 말로,
바흐 시대에는 여러 악장으로 이루어진
춤 모음곡을 의미합니다.

「스베틀린 루세브의 연주」
스베틀린 루세브의 연주는 언제나 말수가 적습니다.
과도한 해석이나 감정의 과시는 찾아보기 어렵고,
대신 음 하나하나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또렷하게 보여줍니다.
그의 바흐는 자신을 드러내기보다
바흐가 이미 써 놓은 질서와 균형을
조용히 꺼내 놓는 연주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무반주 전곡이라는 형식 속에서
그의 음악은 더욱 투명해지고,
더 긴 호흡으로 이어집니다.
이 리사이틀은
박수와 환호로 기억되는 공연이라기보다,
공연이 끝난 뒤에도
한동안 말이 필요 없게 만드는 시간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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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모임의 첫 만남을
이 음악과 함께 시작하는 이유도,
아마 그 조용한 여운 때문일 것입니다.
그 여운 속에서
저희 소모임의 올해 시작을
함께, 그리고 조용히 열어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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