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 공연은 어떠셨나요? 한순간이라도 제대로 된 공연을 감상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클투의 첫 모임이었습니다. ^^
이번 무대는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 전곡을 불가리아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스베툴린 루세브의 연주였습니다.


이 여섯 곡은 1720년경 작곡된 작품으로, 바흐가 남긴 바이올린 문헌의 정점이라고 불리는 레퍼토리이며, 제가 알던 소나타–파르티타–소나타–파르티타–소나타–파르티타 순으로 배치도 아니어서 미리 회원님들께 엄청 졸릴 수 있다 미리 공지하고 입장했습니다. 평소 새로운 장르는 미리 한두번 들어보고 가는 편이라 이번은 확실히 꿈나라로 가겠다는 예상이 되었습니다.
이 곡을 ‘전곡’으로 듣는다는 건, 연주자에게도 청중에게도 거의 체력전이자 정신적 고통이자 순간순간 도파민이 퍼져 나오는 제가 이상한 걸까요? 이제서야 직관하고 알았지만 더블스톱은 기본이고, 화성적 환상을 만들어내는 다성 처리, 마치 바이올린이 아닌 가야금 거문고까지 생각나는 현악기의 정점이었습니다.
기교만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세계라서, 예전에 유명하셨다는 핀커스 주커만이 “머리가 허옇게 세고 나서야 녹음을 시작할 수 있었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는 이야기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닌 것만 같습니다.
어제 연주는 기술적으로 안정적이면서도, 지나치게 과시적이지 않아서 더욱 감동적이었습니디. 절대 선을 넘지 않으면서도 음 하나하나를 또박또박 긴 호흡으로 전체적인 분위기를 압도했습니다. 2번 파르티타에서 선율이 전해지기 시작하더니 개인적으로는 3번 파르티타에서 가장 깊이 빠져들었습니다.
어제는 용어도 생각이 안났지만 바흐의 무반주 전곡을 피아니스트에게 ‘평균율 클라비어’에 비유하듯, 바이올리니스트에게는 일종의 통과의례 같은 작품이라 하는 게 그냥 나오는 얘기가 아닌 듯 하네요. 어제 무대는 그 무게를 과장하지 않으면서도, 작품 자체의 힘을 믿는 연주였습니다. 연주에 대한 자신감으로 가득찬…
전곡을 한 자리에서 듣는 경험은 흔치 않습니다. 체력적으로도 쉽지 않았지만, 끝까지 집중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어도, 같이 간 분들은 각자 어느 곡이 가장 인상 깊었는지도 궁금하네요. ^^ 다음 후기는 어느 분께 넘겨야할지… ㅋㅋ

모임장으로서, 이런 레퍼토리를 함께 도전할 회원님들이 있는 것도 의미있고 다음에는 또 어떤 무대를 같이 보게 될지 기대되고 각자 어떤 감상평을 들을 수 있을지 기대되네요. 여튼 처음 시작은 어떻게 되었든지 단순히 시간을 때우는 공연감상이 아닌 깊이있고 의미있는 추억이 되기를… 가능하다면 쭈욱 경로할인 받을때까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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